‘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하버드 정치학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 와 대니얼 지블렛이 트럼프 당선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는 미국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반성 및 분석에 관한 책입니다.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생각하며 후기를 남겨봅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선거에 의해 선출된 자에 의한 붕괴
처음 이 책은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가 소개하는 내용을 듣고 읽게 되었습니다.
작금의 우리 현실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그런 고민 속에서 우리 현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 위해 시작된 독서였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큰 전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군부 쿠데타 같은 다양한 형태의 폭력적인 권력 장악으로 죽어가지 않는다. 냉전이 끝나고 민주주의 붕괴는 대부분은 군인이 아니라 선출된 지도자의 손에서 이뤄진다. 형식적인 민주주의 제도는 온전히 남아 있다. 시민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투표한다. 선출된 독재자는 민주주의 틀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그 내용물을 완전히 갉아 먹는다
독재자 판별 리트머스
책에서 현재 지도자가 독재자인지 혹은 독재의 가능성이 있는지 판별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판별법에 나오는 항목 중 단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독재자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 내용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 (혹은 규범 수준에 대한 의지 부족)
- 헌법을 부정하거나 이를 위반할 뜻을 드러낸 적이 있는가 ?
- 선거제도를 철폐하고, 헌법을 위반하거나, 정부 기관을 폐쇄하고, 기본적인 시민권 및 정치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권력을 잡기 위해 군사 쿠테타나 폭동, 집단 저항 등 헌법을 넘어선 방법을 시도하거나 지지한 적이 있는가?
- 기본적인 시민권 및 정치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선거 불복 등 선거제도의 정당성을 부정한 적이 있는가?
2.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 정치 경쟁자를 전복 세력이나 헌법 질서의 파괴자라고 비난한 적이 있는가?
- 정치 경쟁자가 국가 안보나 국민의 삶에 이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상대 정당을 근거 없이 범죄 집단으로 몰아세우면서, 법률 위한 (혹은 위반 가능성)을 문제 삼아 그들을 정치 무대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정치 경쟁자가 외국 정부(일반적으로 적국)와 손잡고(혹은 그들의 지시에 따라) 은밀히 활동하는 스파이라고 근거도 없이 주장한 적이 있는가?
3.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 무장단체, 준군사조직, 군대, 게릴라, 혹은 폭력과 관련된 여러 조직과 연관성이 있는가 ?
- 개인적 혹은 정당을 통해 정적에 대한 폭력 행사를 지원하거나 부추긴 적이 있는가?
- 폭력에 대한 비난이나 처벌을 부인함으로써 지지자들의 폭력 행사위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적이 있는가?
- 과거나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심각한 정치 폭력 행위를 칭찬하거나 비난을 거부한 적이 있는가?
4.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성향
- 명예훼손과 비방 및 집회를 금지하거나, 정부 및 정치조직을 비난하는 등 시민의 자유권을억압하는 법률이나 정책을 지지한 적이 있는가?- 상대 정당, 시민 단체, 언론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는가?
- 과거에 혹은 다른 나라의 정부가 행한 업압 행위를 칭찬한 적이 있는가 ?
합법적으로 전복되는 민주주의
잎서 말한 것과 같이 독재자들은 민주주의를 합법적인 방법으로 무너뜨린다고 책은 경고합니다.
‘정치’ 라는 게임에서 1) 게임의 룰을 바꾸고 2) 심판을 매수하고 3) 상대방 선수가 출전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경기장을 기울이는 방법으로 권력을 손에 넣고 유지합니다.
우리 나라와 같이 대통력 중심제 국가를 기준으로 보면, 1) 선거 규칙을 여당이 유리하게 바꾸고 2) 심판역할 을 해야 하는 헌법 재판소, 언론을 매수하고 3)검,경을 동원하여 야당을 탄압하는 행위가 위 세 가지 경기장을 기울이는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책에는 이러한 사례들을 많이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말 여러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민주주의가 전복되고 망가지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인간 누구나 비슷해’
저는 우리나가라 50년 만에 이룬 경제 발전처럼 민주주의도 남들보다 속성으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그런 속성과 지름길이 통하지 않는 우직한 제도 같습니다.
우리도 남들처럼 어려움을 다 격어야 하는 걸까? 책을 읽을수록 무언가를 알아가는 기쁨보다 우리 현실에 대한 절망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2024년 대한민국을 돌아보며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책을 덮으며 깊은 시름과 한숨이 나왔습니다.
정말 우리 괜찮은 건가?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권력의 ‘분배와 견재’ 라는 대명제는 삼권분립이라는 정치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책에서도 걱정하고 있는 방법으로 바로 이런 입법권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시행령’ 이라는 우회 방식으로 행정권이 남용되고, 대통령은 거부권 남발함으로써 국회의 입법 권한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경쟁자는 나라를 위해 함께 가야할 파트너가 아니라 지구상에서 없애야 할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정말 우리는 괜찮은 걸까요? 괜찮다고 생각하나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체력 테스트 중
벌써 이 책을 처음 읽은지도 3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 읽고 우리 현실을 반추하며 들었던 자괴감이 2024년 현재에도 여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우리는 민주주의 체력 테스트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난 3년간 체력이 많이 약해져 보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체력을 모두 소진하고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저자의 다른 책도 최근에 이 책의 후속작 “어떻게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가 출간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도 조만간 감상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